미쓰홍: 여성 이야기와 복고풍 드라마의 새로운 방향

드라마 '미쓰홍'은 1990년대 금융계를 배경으로 여성들과 금융 범죄를 다루는 복고풍 드라마로, 특히 당시 사회의 차별 속에서 주체적인 여성 이야기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오늘날에도 지속되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고찰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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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tvN

시청률 조사 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언더커버 미쓰홍'(이하 '미쓰홍')의 8회는 수도권에서 최고 11.1%, 전국에서 최고 10.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세 주 연속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2049 시청자층에서도 같은 시간대 다른 채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1997년 여의도 증권가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금융감독원의 엘리트 감독관인 홍금보(박신혜 분)가 고졸 말단 여사원 홍장미로 위장해 금융 범죄를 조사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는 IMF 위기 전의 시대적 배경 속에서 여성의 사회적 위치가 현재와 비교해 훨씬 낮았던 조직 내 구조를 바탕으로 여성들의 협력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있다.


중반부에 접어든 현재, 시청자들은 후반부 전개에서 로맨스보다 여성 중심의 이야기가 유지될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과거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여성 중심의 드라마는 종종 로맨스에 중심을 빼앗기곤 했다. 지난해 방영된 JTBC 드라마 '백번의 추억' 역시 1980년대 버스 안내양 기숙사에서 시작된 여성들의 우정 이야기가 후반부에 남성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삼각관계로 무너지며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반면,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여성들이 로맨스 없이도 이야기의 중심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공적인 예다. 1995년을 배경으로 하며, 말단 여사원들이 승진을 위한 토익반에 모였다가 조직의 부조리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연애가 아닌 협력과 정보 공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는 여성 서사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로 해석된다.


'미쓰홍'은 현재까지 성공적인 여성 협력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미혼 여성 기숙사의 룸메이트들은 단순한 정서적 지지가 아니라, 각기 다른 역할을 맡아 협력하는 파트너로 그려진다. 예를 들어, 고복희(하윤경 분)가 출소한 오빠로부터 위협받을 때 홍장미가 나서서 도움을 주거나, 홍장미가 주가 조작의 책임을 뒤집어쓸 뻔한 상황에서 룸메이트들이 사내 인터넷망을 통해 소문을 퍼뜨려 위기를 해소하는 장면들이 대표적이다. 이는 기존의 레트로 드라마들이 남성 캐릭터 중심으로 이야기가 수렴되던 것과는 다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의 후반부 전개가 중요하다. 홍금보의 전 남자친구 신정우(고경표 분)와 홍장미로 위장한 금보를 돕는 알벗 오(조한결 분)와의 로맨스가 커질 경우, 전개가 익숙한 서사적 경로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여성 캐릭터들의 선택과 협력이 지속될 것인지, 아니면 관계의 긴장을 높이기 위한 장치로 사용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남성 캐릭터 앞에서 무너지는 전형적인 신파가 아니다. 이는 시대적 차별과 구조적 한계를 넘어 서서히 자신들의 역할을 찾아가는 여성들의 주체성을 지켜보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미쓰홍'이 이러한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지 여부는 복고풍 여성 드라마가 다음 단계로 진화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